INFP 밀라가 본 삶과 죽음, 러블리 본즈 (The Lovely Bones, 2009)

INFP 밀라가 본 삶과 죽음, 러블리 본즈 (The Lovely Bones, 2009)

 

 인상에 깊게 봤던 영화를 소개 해드리고 싶습니다. 바로 러블리 본즈 (The Lovely Bones,2009)라는 영화입니다. 초자연론 픽션 드라마 영화인 러블리 본즈는 미쟝센이 아주 아름다운 영화입니다. 신비로운 영상미와는 반대로 심오한 죽음에 대한 주제를 다루는데요. 죽음에 대해 많이 생각했던, 우울했던 감정이 많이 지배했던 청소년시기였던 만큼 깊게 빠져서 본 영화입니다.

 

14살에 이웃집 아저씨에게 살해 당한 주인공 여자아이(수지 살먼)가 죽은 후 자신의 죽음을 바라보는 가족들과 가해자를 지켜보며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수지는 좋아하던 남자친구로부터 기다려왔던 첫 데이트 신청을 받고 들떠있는 모습을 감추지 못 하는 순수하고 어린 소녀입니다. 데이트를 앞두고 학교에서 돌아오던 어느 겨울날, 이웃집 아저씨를 도와주려다 살해 당하고 맙니다. (도와주려던 건지, 집을 구경하러 간거였는지 기억이 나질 않아요;) 이제는 가족들에게 돌아가야겠다며 위험을 감지한 수지가 급히밖을 빠져나가려 하는 장면에서 화면이 어둡게 되며 수지의 죽음을 암시합니다. 눈 깜 짝  순간에 어린 소녀에게 일어난 일에 마음이 쿵 내려앉았습니다.

 

가족들은 돌아오지 않는 수지를 기다리고 살해 당했다는 사실조차도 받아들이지 못한 채 고통 속에서 살아갑니다. 14살 어린 나이에 비극을 맞이한 수지의 영혼은 천상으로 떠나지 못하고 지상과 천상의 경계(In-Between)에서 남은 가족들의 고통을 지켜봅니다. 첫사랑의 모습과 살인범의 모습까지도요.

 

딸을 잃고 고통과 절망 속에 사는 가족들과, 다시 만나지 못할 첫사랑 남자아이를 지켜보는 수지의 마음이 순수하게 그려져서 너무 슬펐어요. 영화 내내 수지는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담담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합니다. 억울하다거나 화가 난다거나, 빨리 범인을 잡아야 한다거나 그런 조급함은 없었어요. 그냥 죽음을 맞이하고 가족들을 지켜봅니다.

 

누구보다 사랑한 첫째 딸을 잃은 아버지 '잭 새먼'은 경찰이 포기한 살인범을 찾기 위해 인생의 모든 것을 버려둔 채 집착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내며 망가져가고, 아름답고 똑똑했던 엄마 '에비게일'은 비극의 무게를 끝내 견디지 못하고 가족의 곁을 떠나가고 맙니다.

 

심증은 있는 데 물증은 없어서 범인을 잡지 못한 채 오랜 시간이 흐르고, 여동생은 살해범의 증거를 찾으려 노력하고 또 수지와 같은 일을 당할 위험에 처합니다. 아버지도 딸 아이를 잃은 슬픈 마음으로 범인을 잡고 벌하길 원하지만 잘 되지 않습니다.

 

억울함이 있고, 복수심이 있고, 분노가 있는 호흡이 빠른 지상과 달리 수지는 아름다운 경계에서 가족들이 잘 살아가기만을 바라고 있어요. 죽음을 겪었는데 더 큰 가족들의 단단한 사랑을 느껴요. 자신이 얼마나 사랑받았었는지요.

 

복수와 분노보다는 상처를 치유해가는 과정에 중점을 두었어요. 권선징악이나 정의구현같은 속세의 것이 아닌 사랑, 치유, 죽음과 같은 초이상적인 것들을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수지의 시신을 찾는 일, 살해범의 최후조차도 보는 사람들의 속을 후련하게 해주지 않습니다. 그냥 일어날 일이 순리대로 일어나는 모습을 보여줄 뿐입니다. 

한국 영화 '밀양'과 비슷한 느낌입니다. 사람은 그냥 살아갈 수 밖에 없다는 잔잔한 느낌의 영화였습니다.

삶과 죽음, 사랑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하게끔 하는 '러블리 본즈, 추천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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