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살 백수 INFP 밀라, 횟집 아르바이트생이 되다. - 2

서른살 백수 INFP 밀라, 횟집 아르바이트생이 되다. - 2

적당히 자신있는 척 하며 일자리를 구하자고 다짐하고 두번째 면접 장소인 영어학원을 찾아갔습니다.확신에 차보이는 젊은 여성 원장 선생님에게 면접을 봤습니다. 역시 저는 누가봐도 자신이 없어보이는 모습이였을까요? 원장님에게서 "확신이 없어보인다."는 코멘트를 듣고 시원하게 떨어졌습니다. 본인이 영어 학원에 도전했던 이야기를 해주며 "확신이 생긴다면 다시 와달라."고 했습니다. '나는 왜 이런 모양인걸까? 역시 나는 누구를 가르칠 수 없겠다.' 생각했습니다. 그렇지만 기회가 되고 자신이 생긴다면 꼭 도전 해보고 싶은 일입니다.

 

 그 후 꾸준히 아르바이트 지원을 했지만 도저히 용기가 나질 않아서 종종 면접을 보러 오라는 연락도 두려워서 받지 않았습니다. 다시 마음을 챙긴 후에는 시기 탓인지 아르바이트를 구하기가 힘들었습니다. 면접을 보러 오라는 연락조차 잘 오지를 않았고운좋게 면접을 보게 된 악세서리샵, 스크린골프, 모텔 아르바이트 전부 '거리가 멀어서, 밤늦게 일할 수 없어서, 이력서를 들고오지 않아서' 등을 이유로 떨어졌습니다. 역시 부족하고 자신없는 나를 알아봤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거절 당하는 데에 익숙해지자는 목적으로 식당 아르바이트에 지원했고 면접을 봤습니다. 면접에서 식당이 횟집이라는 걸 알게 돼서 망설였지만 그래도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두려워서 도망가는 건 싫었어요. 다음 날 일하러 오라는 연락을 받고 가게 개업 전날부터 일을 하게 됐습니다.

 

 주문받기, 서빙하기, 포장 음식 준비, 반찬거리와 소스 확인하고 리필하기, 그릇과 수저 닦기, 청소 등 할 일이 많았고 엄청난 육체 노동이였습니다. 테이블 번호나 여러가지 음식이 나가는 순서와 종류, 포스기 사용 등 모든 게 다 헷갈렸습니다. 그 중에서 제일 힘든 점은 이리 저리 저를 부르는 손님들, 주방에 계신 분들과 계속 의사소통하고 큰 소리로 말해야하는 점, 전화 받기, 조금 한가할 때 하는 스몰 토크, 그리고 성격 좋은 사람처럼 웃어야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게으름의 끝판왕이자 극반사회적인 제가 일하는 시간은 끊임없이 움직여야하고 웃어야 하는 게 버겁습니다.

 

 이제 횟집에서 일한지 일주일이 됐습니다. 서빙할 때 하나씩 빠뜨리는 부분들이 있고, 테이블 번호를 헷갈려서 주문이나 계산에 착오가 생기기도 합니다. 누구나 실수로 배운다고는 하지만, 직접적으로 가게 매출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이리저리 폐를 끼치는 것 같이 느껴져서 마음이 불편합니다. 

 

 다들 일을 하고 돈을 벌어서 살아가는데, 평범한 사람들이 매일 해내는 평범한 일인데, 유독 마음 고생을 하고 있는 저를 보면서 자책을 하게 됩니다. 왜 나이를 서른이나 먹고 세상에 벌벌 떠는지요. 

 

 아직 일하러 가기 전에는 항상 많이 긴장되고 어떤 상황이 있을지, 미소가 나올 수 있을지에 불안해집니다.  저에게 부족한 점들을 많이 배울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고 한동안 버텨내보려해요. 남들보다 느리지만 그래도 보통 사람만큼 살아보려고 노력하고 있는 자신에게 칭찬해주기로 했어요. 수고했어요 다들!

 

https://milavidabreve.tistory.com/30

 

인프피 밀라의 취향과 개인적 의견을 자유롭게 쓴 글입니다. 여러분들의 생각도 많이 공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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