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살 대학생 INFP 밀라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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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라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자정이 지난 새벽에 밀라의 네이버 블로그에 들어가보면 ‘30살 대학생’, ‘29살 백수’, ‘우울증’이라는 검색어로 많은 유입이 되고 있습니다. 제가 전문대학에 재입학한 이야기나 29살 백수에게 해주는 지식인 답변이 인기 게시물이에요.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고민에 잠 못 들고 있다는 걸 알아요. 나이를 생각하고, 많은 선택 사항을 생각하면서 저만큼이나 불안해하고 있다는 걸 알아요. ‘다른 사람들은 다 어른 같고, 밥벌이를 잘 하는 것 같은데 나만 이러고 있을까?, 나만 이렇게 찌질한가?, 나만 갈피를 못 잡는 걸까?’라고 생각하신다면 그 뒤에는 더 찌질한 밀라가 있고, 또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걸 알아주세요. 사람 사는 거 다 비슷하고 10년, 20년만 더 사는 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서른살 신입생 밀라의 새학기

 새롭게 ‘읏쌰!‘ 하는 마음으로 학기를 시작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입학 전에 코로나 바이러스가 유행하는 바람에 결국 백수 생활이 연장됐습니다. 밀라가 다니는 학과는 20대 아이들이 다니는 주니어반과 어른들이 다니는 만학도반으로 나뉘어져있습니다. 서른 살부터가 만학도반인데, 그 중 제일 어린 제가 학급장을 맡게 됐습니다. 장학금이 있어서 학비에 조금이라도 부담을 덜고 싶어서 한다고 했는데, 살면서 앞에 나섰던 적이 별로 없는 저에게 특별한 경험이 되고 있습니다. 여전히 사람을 상대하는 일, 중간에서 중재하고 돕는 일, 특히 어르신을 버거워하는 저로서는 두려웠지만, 싫은 일을 조금씩 해보기로 했어요.

 

 코로나 바이러스가 주춤해진 이후로 종종 다 같이 실습 수업을 들으면서 학우들로부터 많은 영감을 받고 있습니다. 평균 연령이 60대인 만학도반은 일반 대학교의 분위기와는 다른 또 다른 이야기들이 있어요. 30살부터 75세까지의 학생이 있으니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도 제각각이에요. 배울 점도 많구요! 학교 공부보다는 학우들을 보면서 배우는 게 많다고 생각해요. 역시 INFP스러움을 잃지 못 하고 감상에 젖는 밀라입니다.

이제 진짜로 정착할 수 있을까?

 학교에 다니면서도 여러 가지 선택지들을 만들어 보고 있어요. ‘학사 편입을 해서 한약사가 되는 길을 선택해볼까? 그건 똑똑한 사람들이나 하는 일이 아닐까?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 ‘취업이 잘 되는 학과로 전과를 할까?’, ‘자퇴하고 다른 보건 계열로 가볼까?’, ‘학교에서 지원해주는 간호조무사나 피부 관리사가 돼볼까.’, ‘역시 다시 전공을 살려서 영어 서비스 관련 일을 해야 하나..’,‘역시 공무원이 답인가..’, ‘외국에 취직하고 싶다.’, ‘역시 나는 청소할 때가 제일 즐거워.’, ‘인간 참 싫다..’ 여러가지 생각들로 아직 갈피를 잡지 못하는 밀라입니다. 세상을 경험하면 할수록 선택지는 더 늘어나는 것 같아요. INFP들은 정착을 하지 못 한다는데 누가 저를 관찰했나봅니다. 내일은 조금 더 어른스럽고 불안해하지 않는 밀라가 돼있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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